
[오베라는 남자] 책을 읽고 난 다음 검색해보니 바로 영화가 있었다.
책을 읽는 동안 상상했던 이미지는 책 표지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, 스티븐 잡스를 닮은 날렵한 스타일의 오베였다.
오베의 마을은 잔디가 펼쳐진 넓직한 마을이고, 이웃집간의 거리가 꽤나 멀 거라고 생각했다.
그렇다, 영화를 보고 처음에는 윽, 하고 실망했다.
보통은 책을 읽고 떠올리는 이미지가 60%정도는 영화에 반영되는 편인데, 이 영화에서는 내 생각이 10%정도 반영된 느낌이었다. 주인공 오베도, 그가 살고있는 마을도, 그의 이웃들도, 그의 아내 무덤까지 그 무엇하나 내 상상과 맞아떨어지는게 없었다. 비슷한게 있었다면 파르바네의 남편과 오베의 표정 정도.
여하튼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이미지를 한 구석으로 집어넣은 다음에 영화를 감상했다. 어쨌거나 영화로 만들어준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생각이 우선이었다.
늘 소설 원작의 영화를 보게 되면 떠오르는 말 하나가 있다.
'그 몇백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2시간 남짓한 영상으로 요약하면 어쩔 수 없이 구멍이 생기기 마련이다.'
하지만 이 영화는 소설의 중요한 장면들은 다 우겨넣어야해! 라는 느낌이 덜 했다. 영화로써 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소설의 내용도 어느정도 각색하면서 본래 작품이 주려던 메세지를 잘 담고 있었다. 그래서 원작과 비교하면서 영화를 평가하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. 소설은 소설대로, 영화는 영화대로 메세지를 잘 담고 있었고, 결과적으로는 재미있었다.
아직도 이 작품을 생각하면 소설에서 떠오르는 이미지와 영화를 생각하며 떠오르는 이미지가 다르다.
한 작품이지만 두 버전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, 그만큼 둘 다 잘 그려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?
소설을 본 뒤에 영화를 보면 어느정도 실망감을 안기 마련인데, 이 작품은 내가 봤던 다른 작품들에 비해 그런 느낌이 적었다. 누군가 [오베라는 남자] 소설을 읽게 된다면 영화도 한번 추천해주고 싶다.
일상적이고 아름다운, 그리고 애달픈 남자의 사랑 이야기.
소설에서는 몇번이나 코 끝이 찡해지는 것을 느꼈다면, 영화에서는 흐뭇한 미소와 잔잔한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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